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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비의 일기장

[ 일기장 ] 우울증을 극복하기위해 실천했던것들

by 캣비-CATBEE 2021. 7. 18.

 

 

 

' 우울증 극복하기 '

 

 

 

우울증이라는게 언제 어디서 툭하고 튀어나올지

언제 사라질지 스스로도 모르는게 대부분이다

 

어릴적부터 자주 동행하게 되었던 우울증

 

병원을 가본 적은 없었지만 혼자 많이도 힘들어했다

살면서 친구처럼 따라다니던 우울증이

극도로 심해졌던 때가 있었다

 

내 나이 29살때 였는데

우리는 그 시기를 아홉수라고 부르기도한다

나한테도 아홉수라는게 있겠느냐며 웃고지나가던 찰나

그 해 말쯤에 혼자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큰 시련이 두번이나 찾아왔고

극도로 심하고 고통스러웠던 우울증이 찾아왔었다

 

나쁜생각도 여러번 하며

겨우겨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가

어느날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나쁜건 내가 아닌데 왜 내가 이렇게 혼자

힘들고 아파해야할까

나는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사람이고

나도 한번쯤 행복한 삶을 살아봐야겠다

 

사람들은 저마다 우울증이 다가오는 이유가 다양하다

나는 주로 인간관계에서 많이 찾아왔으며

내가 스스로의 기준과 잣대를 높이 잡아놓고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 오는 것도 컸다

 

그래서 나는 어느날부터 나쁜 생각을 실천할 용기라면

그 용기로 나 하고싶은거 다 해보고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그 때가서 다시 생각해보자

이 마음가짐으로 조금 특별한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것은

인간관계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 해의 마지막에 겪은 두 번의 일도

모두 사람에게서 온 상처였고

그 언행들로 인해서 내가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이

전부 한 줌의 잿더미처럼 사라졌었다

 

어차피 나쁜 생각을 품었던 나는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었기에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인간관계 정리였다

 

나에게 정말 독이되는 인간관계는

어설프게도 남기지 않고 전부 끊어버렸다

말 그대로 독이되는 관계만이다

이렇지도 저렇지도 않은 관계가 아닌

나에게 일방적으로 비수를 꽂거나 요구하는 인간관계

내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에

진심으로 말 한마디라도 정성담아 응원해주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않다

 

평소에 늘 비꼬아 생각하고 부정적이며

나에 대한 시각도 부정적인 이들은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티가 나는 법이다

그래서 이미 거를 사람도 정해져있었다

 

정리하고나니 한결 마음 편해졌고

그런데에 신경쓰고 시간낭비할바에는

정리되고 남은 소중한 이에게

말한마디 더 걸어보고 고맙다 표현하는게

돈독해지고 행복해져나가는 한걸음이 될 수 있다

 

그렇게 인간관계를 정리하고나니

성격도 조금씩 바뀌어갔다

 

그동안 소극적으로 내뱉던 말도

불과 어제까지는 살아있지 않았던 나였기에

부당한 일들 앞에서는

크게 목소리내어 뱉을 수도 있게되었다

 

예전의 나는

작은일과 타인의 반응 하나하나에도

신경쓰여서 불안해하고

밤새 우울해하고 나쁜 생각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현재의 나는

어느정도 할말은 하고

잘못된 강자 앞에서는 강해지며

옳은 약자 앞에서는 지지자가 되어주는

조금 더 탄탄한 사람이 되어갔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별거없다 생각하고

내가 29살 그 해에 잃었던 소중한 의미를 담아

팔 한쪽에 문신으로 새겨두었다

영원히 잃고 싶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말과 행동으로 산산조각 나버린

나에게는 좋았던 기억을

그림으로 내 몸에 담았다

 

그래서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다

적어도 내 기억과 마음은 그 해에 잃었던 걸

잃어내지 않았으니까

 

인간관계가 정리되고나면

이제 일상에서 틈틈히 찾아오는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이겨낼 줄 알아야했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해야한다

 

나는 연애를 하던, 추억을 하던

주로 향기와 환경, 노래들로

그 당시의 기억들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예를 들어서

내가 대학생이었을때에는 혼자 돌아다니는 늦은 시간이 좋았다면

그 저녁시간의 밤 공기 냄새를 좋아했기에

밤 공기 냄새를 맡으면 그 날의 추억이 생각나고

한때 좋아했던 사람과의 시간에

자주 들었던 노래나 그 사람의 향기가 있다면

그 향기와 노래로 추억하게 되는거다

 

그래서 문득 밤공기를 맡으면

내가 가장 활발하게 생기있게 지냈던 대학시절이 떠오르고

새벽공기를 맡으면

내가 새벽을 즐겼던 전주에서의 생활이 그리워진다거나

어떤 향기를 맡으면

내가 그 향기를 맡으며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렸던 시간들이 떠오르는거다

 

어쨌든 결론은

나를 치유해주기 좋은 것은

내가 좋아하던 추억의 향기와 노래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잔잔한 노래를 듣거나

재즈음악을 듣는걸 좋아하고

새벽 4시에 창가에 앉아서

부지런히 기상하고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새벽특유의 젖은듯한 맑은공기를 맡는것을

너무너무 좋아한다

 

그렇게 내가 좋아했었지만

바쁘고 정신없이 스트레스 받던 일상으로인해

잊었던 내가 좋아하는 소박한 것들을 해나갔다

 

 

 

새벽의 창밖

 

 

 

첫번째, 새벽 4시~5시에 새벽공기 맡아보기

 

새벽에 잠이 깨면 바로 창문을 열어놓고

눈을감고 새벽공기를 맡았다

 

위 사진보다는 좀 더 어두운 새벽의 공기를 좋아한다

4시쯤 맡아볼 수 있는 특유의 새벽공기가 있다

그 시간을 참 좋아한다

 

집에서 가볍게 청소를 할때에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두었다

 

이것만으로도 나는 어제보다는 더

살고싶은 사람이 되었다

 

나는 늘 나에 대한 기준과 잣대가 높았다

어릴때부터 미술을 해왔기에

늘 1등이 아니면 뒤쳐진다고 생각이 들었으며

유난떠는 학부모들 비리 덕분에

그 자녀들 등수에 밀려 좌절한 적도 많았으나

정직하게 노력으로 실력을 뽐내려던 나는

목표를 애초에 1등으로 높게 잡고

무너질때마다 자책을 하기 쉬웠다

 

이런 기준들 어차피 내가 사라지면 끝인거라

그 기준도 눈 딱 감고 없애보기로했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큰 맘먹고 해야하는 일이었다

 

강박증이라고 부르는게 맞을 것 같다

그걸 없애보기로 했다

 

내가 정말 못하지만

시도도 해보지 못했던 제과제빵으로

0부터 유튜브로 레시피를 보며 혼자 시작해보기로 한다

 

 

 

아몬드초코칩쿠키 구워낸모습

 

 

두번째, 잘하지 못하지만 하고싶던 제과제빵 시도하기

 

처음 만들어본 초코칩 아몬드쿠키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초보스럽게도 얼마나 크기가 커질지 가늠을 못해서

서로 부대껴 눌린 자국들도 보이고

참 재미있는 추억거리로 남았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재료만 사다놓고 시작했기에

완벽하지도 않고 태우기도하고

엉망진창인 적이 많았는데

재미가 있었다

 

재미를 느끼니 행복했고

그래서 또 만들어보고 싶어졌고

또 만들어보려면 살아야지

 

 

 

마카롱 오븐에 구워지는 모습

 

 

 

내친김에 그 어렵다는 마카롱만들기도 도전했다

 

물론 실패했다

마카롱은 벌써 몇번째 실패인지 모르겠는데

날이 갈수록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제는 이쪽에는 소질은 없지만

참 재미있다며 즐기게되었고

내 강박스러웠던 기준치도 조금씩 누그러져갔다

 

 

 

등산로 입구

 

 

 

세번째, 등산하며 자연의 향기로 힐링하기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답답한 날에는 등산도 갔다

 

움직이는거 별로 안좋아하고 등산도 안좋아하는데

산 속 자연 특유의 풀과 자연냄새가 그리워서 찾았다

 

높이올라가는 기준 그런거 안 만들어도 좋고

그저 숲의 향기만 맡아보겠다는 생각으로 갔다

 

 

 

산속열매

 

 

 

오르다보면 독특한 풀도 있고 새도있고

열매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항상 저 빨간색 열매만 보았는데

정말 특이하게도 노란색도 존재했다

 

태어나서 처음보는 광경이었는데

이런 상황 하나하나에서 활기가 느껴지고

맑은 숲의 향기도 맡으니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인센스스틱 향피우는 모습

 

 

 

네번째, 인센스스틱 향을 켜고 독서, 청소 또는 명상하기

 

한참 우울증극복해나갈 당시에는

종종 저녁에 거실로 나와서

인센스스틱 향을 하나씩 피웠다

 

향 종류도 굉장히 많은 세트로 구매해놔서

그날그날 맡고싶은 향을 골라 피우며

차분하게 눈감고 명상도 가능하고

창밖보고 멍때리기도 하고

이게 가장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향이 강해서 놀랐는데

창문활짝열고

몇번 사용하다보니 익숙해지고

마음이 많이 치유가되는 기분이 든다

 

이건 아는 지인에게도 추천해줬는데

그 이후로 그 지인도 매번 구매해서 사용하고있다

 

향은 고양이들에겐 그다지 좋지않다고 들어서

늘 방문 닫고 혼자 나와서 사용하고있다

 

 

 

문구류 쇼핑리스트

 

 

 

다섯번째, 소소하게 쇼핑하기

 

이건 또 하나의 우울증극복방법인데

바로 쇼핑이다

 

별거 아닌거 같은데

나는 문구류를 참 좋아해서

스티커나 다이어리 등을 들여다보는걸 좋아한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아이템 분류가 다르겠지만

나는 문구류라서 소소하고 자잘하게

이것저것 사서 택배로 받으면 기분이 좋다

 

나름 일기도 써보겠다고 샀으나

그 시간에 다른 행복한 일들을 하느라고

초반에만 조금 쓰다 말았다

매번 이렇게 쓰다마는거 알고도 산다

 

그래도 어떻게해

사두면 내 기분이가 좋다는 걸

 

 

 

바닷가 모래속 조개껍데기

 

 

 

여섯번째, 한산한 바다 둘러보기

 

나는 부산에 살기때문에

광안리바다를 수시로 가볼 수 있다

 

물과 바다를 좋아해서

그 많은 지역을 다 혼자 떠돌이 생활하다가

결국 부산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가슴이답답할때에는 이것만큼 좋은게 없더라

 

나는 사람이 많은 걸 좋아하진 않아서

평일 낮에 광안리해수욕장을 다녀왔다

 

한산하고 바다 파도치는 소리들으며

모래 속에 조개껍데기들을 구경하면

바닷바람도 시원하게 날리고

아 이런게 정말 살아가는 행복이구나

느끼고 돌아오기도 한다

 

 

 

바닷가 파도치는 광경

 

 

 

그 날의 바다를 담아보았다

 

바다냄새와 바람을 담아올 수 없었지만

나처럼 마음이 다친 사람들과

함께 듣고 보고 치유가 되길 바라는 맘으로

소박하게 담아와봤다

 

영상에 소리와 느낌도 그대로 담아보았다

 

 

 

 

 

 

나는 종교가 따로 없지만

조용하고 차분하고 잔잔한 치유스러운 분위기를 좋아해서

종종 근처 절에 산책하러 가본다

 

절을 하는 방식이나 뭐 아무것도 모르고

산 중턱에 있어서 종종 가는데

저녁 7시까지만 오픈되어있는 곳이라

일마치고 다녀오거나 주말 낮에 종종 가본다

 

그 특유의 조용하면서 분위기 있는 모습이

내면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그 주변에가면 산에 사는 고양이들도 많아서

그 아이들 보러 가는 재미로도 간다

 

 

 

산속의 절 불상 풍경

 

 

 

일곱번째, 조용하고 경건한 장소에가서 주변풍경 감상하기

 

주변에 초등학교가 하나 있는데

그 위에 독특하게 생긴곳이 있어서

나도 가봐도되는건가 싶어 등산복입고 오르는 분들 따라서

쫓아올라가다 발견한 절이다

 

낮에는 이런느낌이고

밤에는 또 다른 느낌이다

 

 

 

밤에 보는 절 풍경

 

 

 

개인적으로는 밤의 느낌을 더 좋아한다

 

그냥 가슴답답하고 우울할때에

혼자 산책하고 밤공기 마시면 좋아서

종종 가게되는 곳인데

가면 딱히 하는 것은 없다

 

올라가면 멋진 조명이 비추는 불상 구경하고

주변에 둘러진 벤치에 앉아서 가만히 하늘보고 앉아있다가

천천히 걸어내려오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산 속의 길고양이 두마리

 

 

 

오르락내리락 하면 만나볼 수 있는 고양이들이다

 

많은 주민분들께서 사료를 챙겨주셔서

아이들이 참 건강해보여 좋았다

 

마주치면 보는 것만으로 힐링되는 고양이들

 

처음에는 고양이들 울음소리도 무섭고 싫었는데

어느날 길을 지나다 펫샵에서

작은 고양이가 눈에 확 들어왔다

가까이가서 유리창에 손가락을 꾸욱 가져다댔는데

정확히 그 자리에 핑크색 발바닥을 꾸욱 가져다대는걸 보고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 이후로 보호소출신과 스트릿출신 고양이를

세마리나 거두게 되었는데

이 아이들은 내가 혼자 책임져야하는 아이들이기때문에

사실 이것만으로도

열심히 살아야할 이유는 충분하기도 했다

 

 

 

 

 

 

위의 방법 외에도 다양하겠지만

내가 우울증이 극도로 심했을 때에

나쁜생각으로부터 벗어나기까지

가장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을 나열해보았다

 

내가 하고싶은거 좋아하는거

그거 하나하나 들어주는게 뭐가 그리 어려웠던지

이제서야 하나하나 실천해보고 있다

 

타인을 위한 삶이 아니라

나를 위한 삶을 살기로 마음먹은 후부터는

걱정과 근심도 덜어졌다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은 좋은사람

나에게 손가락질 하는 사람은 나쁜사람

아주 단순하고 쉽다

 

누구나 나를 좋아할 수 없고

나 역시 모두를 좋아할 수 없다

 

다만 나는 나쁜 사람은 아니기에

나에게 먼저 나쁘게 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먼저 나쁘게 대하고 있지않으며

나를 막대하는 사람은 바로 손절하고 선을 그어버린다

 

그게 내가 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첫번째 걸음이었고 가장 나은 선택이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보고

아쉬운것 없이 즐기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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