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장 ] 아빠 환갑이벤트로 환갑케이크와 선물준비

 

 

 

' 아빠 환갑이벤트 준비 '

 

 

 

아빠에게도 환갑이 올거라고 생각도 못했었는데

나도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아빠 환갑준비를 하게되었다

 

주변 동갑내기 지인들에 비하면

엄마아빠 나이가 젊은 편이었는데

남들 환갑준비할때 좀 많이 얘기 들어둘걸

어떤 환갑이벤트와 환갑선물을 준비해드려야

보다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지

여러가지로 고민을 많이했다

 

환갑잔치 이런건 거창한것같고

소박하면서 가족끼리 돈독하게 보내고 싶었다

우리는 서로 애정표현을 잘하는 가족은 아닌 편이다

각자 떨어져 지내고 있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만나면 어색한 감도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나서 직장인이 되고

아빠와 비슷한 디자인과 모형, 도색 관련일을 하다보니

많은 부분에서 공감대 형성이 되었고

어릴때에는 아빠가 하는 일에 아무관심도 없던 딸이

이렇게 커서 자신의 이야기와 업무얘기들을

조언반 자랑반으로 늘어트려 놓아도

다 귀기울여 들어주고 대화도 잘 통하니

기분좋아하는 것이 내 눈에도 보인다

 

과묵했던 아빠는 나이가 들면서

이야기하는걸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래서 환갑때에는 다같이 모여서 이야기 나눌 시간도

오래오래 가지면서 즐길 수 있는 식사자리도 필요했고

간단한 선물과 케이크, 식사자리, 환갑용돈

이렇게 준비해보기로했다

 

 

 

 

 

 

 

1. 환갑용돈 다이소표 돈티슈 만들기

 

 

 

급하게 준비하다보니 사진으로는 남겨두지 못했는데

정사각형의 티슈를 하나 구매했다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크리넥스 카카오프렌즈 그림이 그려진

정사각형의 작은 박스였고

내용물은 옆부분을 조심조심 뜯어서 빼놓은 뒤

두세장만 따로 빼두었다

 

왜냐하면 우리 계획은

케이크를 먹다가 고의적으로 흘려서

옆에 티슈 좀 달라고 하며 부탁하고

아빠가 그걸 두세장 뽑는 순간 돈이 나오는 걸

시나리오로 짜놓았기 때문이다

 

돈을 연결해서 붙이려면

투명한 봉투가 필요했다

우리는 둘이서 5만원 1만원권을 섞어서

환갑용돈답게 60만원 채워서 넣기로 했고

돈 사이즈의 좁은 폭이 어느정도 맞는

투명 접착봉투를 구매하기로 했다

 

접착봉투가 이어붙이기 편할텐데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결국은 비접착봉투에 사이즈 맞는걸 골라샀고

하나하나 스카치테이프로 봉투를 고정해서는 돌돌 말고

마지막에 티슈 두세장을 뽑아쓰기좋게

돈봉투와 잘 연결해주었고 테스트도 마친후에

티슈한장만 빼올리고 박스 옆면을 깔끔히 봉해주었다

 

이제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실패했다

왜냐하면 케이크를 너무 조금 흘리는 바람에

티슈를 고작 한 장만 꺼내주더라

티슈 좀 더 달라니깐 한 장이면 될 거 같은데

왜 자꾸 더 달라하냐고 당황하는 아빠를 보았다

 

우리는 총 3장의 티슈를 연결했는데

인심써서 2장까지 뽑아주는 아빠를 보며

좌절을 하고 말았다

결국 생떼를 써서 티슈 좀 더 뽑아달라고 해서

겨우겨우 돈티슈를 뽑아내기 시작한 아빠

 

이것들이 왜이렇게 티슈내놔라 하는지 이제야 알았다며

행복해하는 아빠를 볼 수 있었다

이거 언제까지 나오는거냐면서 신나서 뽑던모습이

아직도 머릿속에 깊게 남아있다

 

부디 다른 이들은 2장의 티슈로만 만드시길 바란다

 

 

 

2. 열시삼십오분 맞춤제작 환갑케이크

 

 

 

 

 

 

우리는 대전에 유명한 열시삼십오분 이라고하는

맞춤제작케이크 업체에 미리 구상했던 디자인 이미지를 드리고

케이크를 찾으러 갔다

 

케이크 빵에 과일을 넣을지 말지 선택도 해야했고

케이크 호수도 선택해야했다

 

넣어줄 문구도 정해야했고 고민의 시간이 길었다

케이크가 사실 가장 빠르게 예약해두어야하는 우선순위이다

 

주문량이 많으면 뒤로 밀리기때문에

미리 봐둔 예시사진을 준비하거나

나처럼 포토샵 가능자는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조합하던

새로 그림으로 그려내던 해서 일찍이 보내주고

받아갈 날짜를 잘 상의해서 픽업하러가면 된다

 

픽업시간도 정해져있어서 여러가지로

하루 시간 계산해야할 것들이 많았다

 

케이크 호수는 3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중간사이즈로 제작했던 걸로 기억한다

과일은 굳이 넣지않았는데도 맛이 괜찮은 편이고

색소가 많이 들어가서 맛없는거 아닌가 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꽤나 부드럽고 맛있었다

 

그치만 다음번에 주문하라하면

과일을 넣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생각했다

 

 

 

 

 

 

이게 환갑이벤트에 사용된

열시삼십오분 환갑케이크

 

생화가 들어가는지 크림만으로 장식하는지

레터링 글씨가 몇자 들어가는지

케이크 호수, 과일유무 등등

다양한 부분에서 추가금액이 발생하므로

미리미리 견적받아본 후

절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지 잘 확인해서

제작하여야 한다

 

우리는 위 케이크 제작에만 7만원 가량 소비했던걸로

기억하고 있다

 

작년에 준비했던 환갑케이크라

대략적인 금액만 기억이 난다

 

 

 

 

 

 

더운날 야외에서 커다란 헬기모형 제작하고

도색하느라고 다 태운 아빠의 손

 

더운 여름에 고생한 티가 많이도 났다

 

케이크가 뭐 이렇게 이쁘냐며

꽃 진짜냐며 만져보던 아빠의 모습이다

생화로 장식되어서 한층 더 예쁜 케이크 모습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빵은 우리아빵 문구가

꽤나 맘에든 눈치였다

 

일반 케이크보다는 확실히 맛은 덜하지만

환갑케이크로 한번쯤은 이렇게 준비해드리는것도

참 괜찮구나 싶었다

 

케이크 뒤로 보이는 박스가 다이소표 돈티슈 박스이다

 

 

 

3. 환갑선물로 백화점가서 티셔츠 구매

 

 

 

내가 부산에 살고있기 때문에

부산에서 직접 센텀신세계백화점에 가서 이것저것 둘러보았다

워낙 편한옷을 좋아하고

더위를 잘 못참는 아빠라는걸 알고있기에

통풍도 좋고 디자인도 예쁜걸 고르러 갔다

아웃도어 위주로 전부 둘러보았는데

크게 눈에 들어오는 제품 두가지가 있었는데

밀레와 아이더 제품이었고

밀레에서 본 티셔츠가 좀 더 예쁘고 품질도 좋아보여서

그걸로 사이즈맞는걸 구매해서 갔다

 

구매금액은 7만원 조금 넘었던 것 같다

 

예전에 아빠가 가족식사 자리에서

생일선물 얘기가 어쩌다 나온 적이 있는데

그냥 생신이라고 용돈 주는 것보다

취향아니더라도 신경써서 선물골라서 사다주는게

더 신경써준게 느껴져서 좋더라고

스치듯이 말을 해준적이 있다

 

그때 그 날 이후로는

왠만하면 꼭 내가 직접 잘 어울릴 것 같은 선물로

골라서 선물해드리고 있다

 

아빠도 환갑이 지나가고 나도 나이를 먹어가니

앞으로 그동안 하지못한 걸

신경써서 챙겨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도 한다

 

 

 

4. 환갑날 가족식사로 한정식집 마실 예약하기

 

 

 

아빠회사로 찾아가서 환갑이벤트를 준비했기 때문에

한정식집도 아빠회사에서 가까운 곳으로 봐두었다

 

어딜가도 실패하는게 싫어서

한 곳만 고집하는 사람이 있다

그게 우리 아빠인 줄 몰랐지

 

아빠가 가봤던 한정식집이 한군데 있는지

거길 고집하길래 안된다고 했다

아무래도 딸들도 자신이 먹어본 맛있는 한정식을

먹었으면 싶었던 모양이다

 

우린 아빠가 보다 더 다양하고 새로운 한정식 음식을

우리와 맛보길 원했기에 새로운 곳으로 데려갔다

 

그래서 새롭게 가본 곳은

마실 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정식집

 

아빠의 업무시간이 7시에 마치기 때문에

조금 늦은 시간에 가게되었다

 

같이 결정하느라 미리 예약못하고

후다닥 결정해서 전화로 바로 예약 후

차로 이동하게 되었다

 

미리 예약전화 안하고 갔으면 큰일날뻔 한것이

보통은 예약을 하시고들 가시는데

재료가 소진되어서 거의 마감 분위기 였는데

미리 예약전화 드려서

부랴부랴 재료준비하고 만들어냈다고 해주셨다

 

정말 다행이었다

 

우리는 스페셜A코스 2개, 스페셜B코스 2개, 맥주 1병

이렇게 주문하고 식사를 하게 되었다

 

스페셜A는 25,000원

버섯들깨탕&죽, 야채샐러드, 문어오이무침, 해파리냉채, 표고버섯탕수, 전, 감자냉채, 또띠아

해물치즈찜구이, 소갈비찜, 약선보쌈, 수제떡갈비

집된장찌개, 장아찌, 계절나물, 배추김치

오미자차

 

스페셜B는 30,000원

버섯들깨탕&죽, 야채샐러드, 문어오이무침, 해파리냉채, 표고버섯탕수, 전, 감자냉채, 또띠아

육회, 소갈비찜, 홍어삼합( 홍어를 보쌈으로 대체가능 ), 수제떡갈비, 오리훈제구이

집된장찌개, 장아찌, 계절나물, 배추김치

오미자차

 

총 115,000원을 지출하게 되었다

계산은 내가 화장실 간다하고 몰래 먼저 계산해두었다

 

코스를 전부 다 찍지는 못했지만

일부 몇가지 틈날때 찍어보았다

 

 

 

 

 

 

생각보다 엄청 다양하고 눈으로만봐도 맛있어보이는

음식들이 한상가득 차려졌다

 

보이는것만큼 전부 맛있었고

홍어삼합은 다들 잘 먹지 못하는 편이라 조금 아쉬웠는데

나중에 보니 홍어는 보쌈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한다

다음번에 또 가게되면 보쌈으로 변경해야겠다

 

홍어삼합은 원래도 호불호가 갈리니까 그렇다치고

나머지는 전부 아빠 입맛에 잘 맞는지

아주 맛있게 드셨다

 

딸들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식사도 먹고

기분도 좋다면서 맥주 1병 나눠마셨다

 

운전자도 필요하고 술을 끊은 여동생을 제외하고는

다들 1잔씩 하며 기분좋게 식사했다

 

아빠가 딸래미가 밥사준다고 점심부터 굶고 기다렸다한다

저녁식사를 8시 다되어서 한건데

뭐 얼마나 거창한거 먹는다고 점심을 굶었나싶고

너무 맛있게 먹는 아빠모습에 뿌듯하기도하고

평소에 식사자리 잘 못챙긴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식전 나왔던 가볍게 먹기 좋은 들깨죽도 맛있었고

각자 하나씩 먹기좋게 나온 또띠아 쌈도 맛이 좋았다

아빠가 이 또띠아 쌈을 생각보다 좋아했다

 

 

 

 

 

 

호불호가 갈리던 홍어삼합

다들 보쌈위주로 먹었던 홍어삼합이다

나름 도전해보고자 2인 주문했었는데

역시 함부로 도전할 건 못되는것 같다

홍어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아주 만족했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전부 다 맛이 좋기 때문이다

보쌈이 진짜 부드럽고 맛도 좋아서 너무 맛있었다

 

 

 

 

 

 

해물치즈찜구이도 엄청 맛있게 먹었던

메인메뉴 중 하나인데

우리아빠 또 이런거 엄청 잘 먹는편이다

쭈꾸미같이 탱글탱글한 식감의 해물들 좋아하는 것 같다

 

이것도 맛이좋아서 계속 손이가던 식사이다

 

코스대로 쭈욱 즐기고나니

엄청 배도 부르고 생각보다 양도 많고

아빠도 든든히 먹고 너무 행복해보였다

 

환갑이벤트라고 나름 엄청 고심해서 준비한 것들이지만

아빠가 실망하진 않을까 내심 걱정도 했는데

행복해하는 표정이 바로바로 보여서

준비했던 것들에 우리도 다들 만족스러워했다

 

나처럼 환갑때에 무얼 해야할지 고민하는 사람들

적지않을 것 같다

 

각자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최대한

아빠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도록

준비해서 보여준다면 행복한 환갑이벤트가 되지 않을까싶다

 

나는 피규어를 만들고 채색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아빠를 만들어보고 싶었으나

시간이나 자료가 부족해서 준비가 불가능했고

그러다보니 이렇게 준비하게 되었다

 

이보다 더해도 덜해도

아빠는 가족이 한데 모인것에 마냥 행복해했을 것 같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하길 바라며

행복한 환갑이벤트를 마무리하고

또 열심히 일하러 각자 위치로 돌아갔다

뿌듯했다

 

몇 년 지나면 또 엄마차례가 오겠다

그 땐 또 무얼 준비할지 고민이다